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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3 귀경길 빠져나와 들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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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도로. 뱃속도 짜증이 난다. 답답한 차 안에서의 간식엔 모두 물렸다. 슬쩍 핸들을 돌린다. "어딜 가요?" "으응…, 뭘 좀 먹을까하고." 예사롭지 않은 공력이 느껴지는 식당에 차를 세우고 구들에 다리를 편다.
구수하고 고소하고 향긋하고…. 아내도 아이들도 순식간에 뚝딱이다. 금새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이게 진짜배기래." "어떻게 여길 알았어요?" 그냥 흐뭇한 표정만 짓는다. 긴 고향길, 배고픔을 행복하게 달래 줄 향토 먹거리를 찾는다. ■ 추천맛집(연락처ㆍ연휴 영업일)


♡ 강원권
▲ 콧등치기국수
강릉시 남쪽 지역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다음으로 많이 찾는 우회도로가 42번 국도이다. 이 길은 5일장으로 유명한 정선을 지난다. 정선을 통과한다면 맛봐야 할 것이 콧등치기국수이다.
맛이 좋아 후루룩 들이켜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때린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메밀로 만든 면발이 굵은 칼국수이다. 멸치로 국물을 낸 뒤, 된장을 넣고 우거지, 감자, 호박, 배추를 함께 끓인 후 면을 넣어 익힌 것이다. 강원도 산골의 넉넉한 인심도 맛있다. ■동광식당(033-563-0437ㆍ28, 29(오후부터), 30일)
▲ 황태요리
영동과 영서를 잇는 큰 고개, 진부령(인제군)과 대관령(평창군)은 황태의 고장이다. 겨울이면 길가에 펼쳐지는 황태덕장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콜레스테롤과 지방 함량이 다른 생선에 비해 월등히 적은 황태는 신진대사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 아미노산이 풍부해 해독효과가 뛰어나며 다이어트에도 좋다.
두 지역의 맛이 조금 다르다. 진부령 지역은 토속적이고 대관령 지역은 조금 도시적이다. ■평창 진부령식당(033-462-1877ㆍ28, 29, 30일), 대관령 황태회관(033-335-5795ㆍ28, 29, 30일)
▲ 뚜거리탕
한계령을 넘어 양양 남대천에 이르면 맛볼 수 있다. 뚜거리는 망둥어를 닮은 새끼손가락만한 민물고기로 남대천의 돌 틈에 산다. 된장과 고추장을 섞어 끓이다가 뚜거리를 갈거나 통째로 집어넣고 파와 갖은 양념을 한다.
조피나무잎 가루를 살짝 올려 향을 내는데 시원하고 담백하다. 함께 나오는 백김치의 맛도 독특하다. 양양교 옛다리 남단에 전문식당이 몰려있다. 대부분 은어요리도 함께 한다. ■천선식당(033-672-5566ㆍ28, 29일)
♡ 전라권
▲ 백합요리
백합은 조개의 귀족이다. 특히 전북 부안군의 갯벌에서 나오는 백합은 예로부터 임금님의 진상품이었다. 껍질은 검은 색인데 속살이 희어서 백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피로회복과 미용식으로 이름이 높다. 매운 고추로 간을 맞춘 백합탕은 아침 해장국으로 제격이고, 맛이 풍부한 백합죽은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시한부 먹거리이다.
부안군의 갯벌이 새만금 간척지로 바뀌면 부안 토종 백합요리는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서해안고속도로 부안나들목에서 쉽게 닿을 수 있다. ■계화회관(063-584-3075ㆍ28, 29, 30일)
▲ 남원추어탕
추어탕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끓이는 음식. 그러나 전북 남원의 추어탕이 가장 대중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남원추어탕’이라는 간판을 달았다고 해서 다 그 맛이 아니다.
남원을 직접 찾아야 진짜를 먹었다고 큰소리를 칠 수 있다. 토종 미꾸라지, 정성스럽게 말린 우거지 등의 좋은 재료와 남도의 정확한 손맛이 한데 어우러진 ‘맛의 명작’이다. 광한루 인근에 추어탕집이 많다. ■새집(063-625-2443ㆍ28, 29, 30일)
▲ 나주곰탕
남원추어탕처럼 나주곰탕도 고유명사처럼 된 음식이다. 직접 먹어보면 이유를 안다. 곰탕은 주로 고기를 우려낸 국물이다. 그래서 국물이 맑다. 뿌연 곰탕은 엉터리가 아니라면 개량종이다.
나주곰탕은 뼈를 먼저 우려내고 기름을 제거한 고기로 마무리해 유난히 맑다. 맛도 맑다. 우리 입맛에 친근해 아이들도 맛있게 먹는다. 반찬으로 나오는 묵은 김치는 따로 포장하고 싶을 정도로 감칠맛이 있다. 나주장터는 곰탕골목이기도 하다. ■하얀집(061-333-4292ㆍ28일 오전까지 영업)
▲ 조계산보리밥
분위기가 맛을 더한다. 명찰 송광사와 선암사가 있는 전남 순천시의 조계산 중턱, 해발 600㎙의 굴목재에 있다. 부지런히 걸어도 1시간 정도 산을 올라야 닿을 수 있다. 설 산행과 함께 한다면 1석 2조이다.
20년 전 배고픈 산꾼들을 위해 문을 열었다. 당시 모든 식재료를 지게로 지고 올랐는데 이제는 4륜 구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조계산의 명물로 원조집 인근에 비슷한 보리밥집들이 문을 열었다. ■조계산보리밥집(061-754-3756ㆍ28, 30일)
♡ 경상권
▲ 섬진강 재첩국
재첩은 바다와 가까운 민물의 바닥에 사는 작은 조개로 재첩국은 남쪽 지방의 흔하디 흔한 음식이다. 그러나 민물의 물줄기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호남과 영남을 가르며 지리산 남쪽을 달리는 섬진강의 재첩을 그 중 으뜸으로 친다. 흔한 만큼 조리법도 단순하고 완성된 모습도 결코 요란하지 않지만 맛은 혀에 뚜렷하게 남을 만큼 강렬하다.
해독효과는 물론 강장식품으로도 이름이 높다. 경남 하동군 섬진강변에 식당이 많다. 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을 이용해 하동읍으로 향하면 된다. ■원조강변할매재첩국(055-882-1369ㆍ28, 29(오후부터 영업), 30일)
▲ 대게찜
동해안 음식의 전통적 특징은 재료를 최소한으로 가공한다는 것. 재료가 워낙 싱싱해 가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겨울의 진객인 대게도 마찬가지. 아무 양념도 하지 않고 그냥 찐다. 서양식, 동남아식을 가미한 각종 퓨전 요리가 등장했지만 아직 찜만큼 사랑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경북 울진, 영덕군을 중심으로 한겨울 동쪽 해안선은 대게 벨트를 이룬다.
동해의 파도를 보았다면 꼭 먹어봐야 후회가 없다. 그런데 비싸다. 7번 국도를 타면 동해안의 모든 대게촌을 지난다. ■울진 해동상회 (054-781-1585ㆍ28, 29, 30일), 영덕 대게촌(054-734-5966 ㆍ28, 29, 30일)
▲ 복국
경남 해안가의 대표적 음식이다. 그 중 부산의 복국은 경상도의 투박함과 대도시의 세련미가 잘 어우러져 있어 외지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복어의 머리를 푹 고아 미리 만든 육수에 복어 살과 콩나물을 넣어 끓이다가 거품이 오르면 미나리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펄펄 끓는 상태로 상에 올라야 한다. 복국집 종업원들은 그 뜨거운 뚝배기를 들고 거의 뛰다시피 한다. 해장용으로 최상의 선택이다. 해운대 지역에 복국집이 많다. ■금수복국(051-742-3600, 30일)
♡ 충청권
▲ 산채요리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 사이에는 돌투성이 산인 월악산이 있다. 충주호와 어울려 중부권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관광지이다. 아름다운 산을 끼고 있는 관광지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산채요리이다. 유서 깊은 온천 관광지인 수안보를 중심으로 산채요리집이 많다.
화학 조미료를 쓰지 않아도 맛이 부드럽고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월악산 깊은 골짜기의 희귀한 산나물도 볼 수 있는데 잘 모르는 손님을 위해 접시에 나물 이름을 인쇄해 놓은 식당도 있다. 중부내륙고속국도로 접근하면 쉽다. ■수안보 영화식당(043-846-2530ㆍ28(오후 3시까지 영업), 29(오후 3시부터 영업), 30일)

Posted by 까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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